"무지몽매한" 국민과 선거

Daily 2006. 5. 25. 17:10

우선...무엇보다. 본인이 흔히 인터넷상에서 불리우는 '노빠'도 '노까'도 '열빠'도 아님을 밝혀둔다.

대선을 앞두고...그냥 답답한 마음에 정말 간만의 포스팅.

1.

동기중 한명에게 들은 이야기.

그 동기의 출신학교인 H 대학의 모 교수님께서 수업시간에 이런 이야기를 하셨더랜다.

"선거란 무지몽매한 국민들을 정치인들이 가지고 노는 도박장이지"

항상 느끼지만 요새 돌아가는 꼴을 보면 더더욱 정말 맞는말같다.

대부분의 - 감히 대부분이라는 표현을 쓰고 싶지는 않지만 - 한국인들의 머리는 RAM인가? 모조리 휘발성 메모리인가?

냄비근성이라는 단어가 제대로 적절한 것 같다.

어떻게 선거 판세가 순식간에 이렇게 굳어져 가는지 참 안타깝다.

가깝게는 몇년전 그 유명한 차떼기 부터 시작하여 최근까지의 성추행 파문 등 수많은 hot potato가 있었는데 박근혜 대표의 피습으로 순식간에 이것들은 '완벽하게' 덮어졌다.

열린우리당을 뽑자고 하고 싶은것도 아니고,

오늘 열린우리당에서 빌었듯이, 한나라당의 싹쓸이를 막아보자 라고 이야기 하고 싶은것도 아니다.

당의 대표가 피습당했다라는 사실만으로 그간의 모든 비도덕성에 대해 완벽하게 면죄부가 주어지고 판세가 굳어져가는 꼬락서니가 그저 나에게는 비웃음거리일 뿐이다.

언제쯤이나 되어야 성숙한 시민의식을 가지고 인물과 공약을 보고 한표를 던지게 될것인가.


2.
노 대통령이 나라를 말아먹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얼마나 근거가 있는 말일까?

밝힌바와 같이 노빠도 노까도 아니지만 대선때 노무현을 찍은 사람으로서 안타까움을 많이 느끼곤 했다.

대선 전에도 그랬고 이후에도 그랬지만 역대 어느 대통령이 이렇게 '까임'을 당했는가.

집권당/다수당의 전폭적인 지지하에 편안하게 정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김모 대통령은 IMF를 초래하고 또 다른 김모 대통령은 대물림된 경제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그게 노대통령까지 내려왔고 그나마 이 대통령은 초장부터 지금까지 '까임'만 당하고 있다.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들도 하는 '선거'의 상황을 생각해보자.

어찌어찌 하여 반장이 선출되었는데 부반장이 애들을 선동하여 - 아이스크림을 사준다거나, 돈을 쥐어주거나, 반장의 흉을 보거나 - 애들을 데리고 반장과 따로 놀기 시작하면,
반장이 훌륭하건 그렇지 않건, 반장은 바보가 된다.

그리고, 반장이 훌륭하건, 훌륭하지 않건, 무언가를 해도 이미 각 학생들의 맘속에 내재된 부반장의 농락 - 부반장이 애들을 선동할때 사용한 반장의 트집거리 - 때문에 결국 반장의 행동은 일단 비판적이고 negative한 filtering을 거친 뒤 해석되게 된다.

default로 반장은 병신, 잘해봐야 본전 이라는 이야기이다.
같은 이치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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