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파샤 (Pasha) - 터키요리

Places/서울-한강이남 2012. 3. 1. 15:58

이런 저런 일로 강남은 자주 가게 됩니다만, 아무래도 익숙한 곳만 가게 되더군요. 시간이 없으면 간단하게 김밥이나 햄버거로 끼니를 '메우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인생을 오래 산다고 가정해도 평생 즐길 수 있는 끼니의 수는 9만 번 정도이고, 이미 지나간 시간에 이것 저것 챙기지 못할 끼니를 감안하면 앞으로 5만 번의 식사가 남았군요. 많다면 많지만, 세상의 모든 음식을 한가지씩만 먹어 본다고 생각할 때, 결코 많은 숫자는 아닌 것 같습니다. 하루의 에너지 충전을 위해서, 그리고 건강을 위해서 식사를 해야 한다면 이왕이면 맛있는 것을 먹었으면 합니다. 저도, 그리고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많은 분들도요.



서론이 좀 길었네요. 오늘은, 이전의 그리스 요리에 이어 터키 레스토랑을 포스팅 해보려고 합니다. 여기 터키 요리집 파샤(Pasha)를 소개 해 드립니다. ^^





원래 강남에서도 유명했던 정통 터키 레스토랑으로(그런데 저는 왜 몰랐을까요...ㅜ ㅜ) 지금의 레스토랑은 이전 장소에서 이전 확장한 곳이라고 합니다. 20년 이상의 경력을 지닌 터키 주방장들과 터키인이 직접 운영하는 곳으로 전통 터키 방식의 아궁이를 이용하여 본토의 맛을 그대로 재현해 낸다..라고 안내책자에 쓰여 있더군요.



이곳의 메뉴는 MEZE(전채),SALATA(샐러드),TAVA-YEMEK(기름에 익힌 요리),KEBAB(꼬챙이에 끼워 불에 구운 고기 요리),DONER(얇게 썬 고기 요리),TATLI(후식/터키어로 '달다'는 뜻),OGLE SET MEU(점심 세트 메뉴)가 있습니다만, 다 쓰기에는 그 종류가 너무 다양한 관계로 전채와 점심메뉴만 소개 해 드리겠습니다.



MEZE(전채) :


- 파트르찬 메제(PATLICAN MEZE)


: 잘 익은 가지와 각종 야채를 숯불에 익혀 낸 후 잘게 썰어서 민트향을 첨가시킨 매콤한 야채 에피타이저_6천원


- 소슬루 파틀르찬(SOSLU PATLICAN)


: 가지를 비롯한 각종 야채를 잘게 썰어 튀겨 내어 토마토 케찹 소스에 버무린 매콤한 야채 에피타이저_6천원


- 케르체스 타욱(CERKEZ TAVUK)


: 치킨,우유,빵가루를 갈아서 만든 고소하고 담백한 에피타이저_6천원


- 카르식 돌마(KARISIKDOLMA)


: 3가지 (양배추, 피망, 가지) 야차 안에 계피향이 나는 볶음밥을 넣어 화덕에서 은근히 익혀낸 에피타이저_1만5백원


- 자즉(CACIK)


: 마늘즙의 알싸함이 감도는 요거트 안에 신선한 오이를 썰어 넣은 묽은 요거트 에피타이저_4천8백원


하이다리(HAYDARI)


: 새콤한 요거트에 민트향 향신료를 곱게 다져 섞어 만든 크림 타임의 요거트_4천8백원



상기 메뉴 포함 총 12종



OGLE SET MEU(점심 세트 메뉴) :


- 쿠주 돌마 세트(KUZU DOLMA)


: 24시간 화덕에서 익힌 새끼 양고기 살을 찢어서 터키식 밥 위에 올려 나오는 요리_9천9백원


- 쿠주 하슬라마(KUZU HASLAMA)


: 뼈가 있는 새끼 양고기를 감자와 당근을 넣고 담백하게 삶아서 국물과 함께 제공되는 요리_9천9백원


- 쏘테 세트(SOTE)


: 쇠고기 또는 닭고기와 각종 야채를 볶아서 그 위에 약간의 치즈가 얹어 나오는 요리_9천9백원


- 테레 야을르 도마테스 케밥세트(TEREYAGLI DOMATES KEBAB)


: 토마토, 피망 쇠고기 갈비살 부위를 같이 볶은 후 화덕에서 한번 더 익혀낸 요리_9천9백원


- 두름 케밥세트(DURUMKEBAB)


: 얇게 썬 쇠고기를 다양한 야채와 함께 터끼 빵으로 감싼 케밥_9천9백원



상기 메뉴 포함 총 12 종



* 10%의 부가세가 붙습니다.



이곳의 특징은 ..



1. 신맛과 담백함, 그리고 신선함으로 다시 태어나는 자연스러운 맛







저도 몰랐는데, 포스팅을 위해서 이것 저것 뒤지다 보니 터키 요리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터키요리는 중국, 프랑스 요리와 같이 세계 3대 요리 중 하나이며, 유목민족이었던 조상의 덕분으로 짧은 시간을 들여 쉽고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요리방식이 그 특징이라고 합니다. 이 때만 해도 재료가 비교적 단순 했었는데 오스만 제국이 아나톨리아 지방에 정착하면서 슐탄의 식탁에 동일한 요리를 올려서는 안된다는 원칙에 따라 재료와 조리법이 풍부해 졌다고 합니다. 현재는 케밥만 해도 그 종류가 200~300 종류에 달한다고 하네요.



동서양의 관문이라는 지리적 위치와 과거, 스페인 남부에서 중동지방까지 아우르는 광대한 영토를 영유했던 문화적인 경험이 터키 요리에 잘 반영 되어 있다고 하면, 약간 과장된 것일 까요? 전채로 맛 보았던 상큼한 신맛의 요구르트와 아궁이에 구워낸 터키식 빵은 중국 고비사막의 카슈카르간에서 맛보았던 회교도의 요리를 생각 나게 하더군요. 아무런 소스 없이, 혹은 간단하게 치즈만 살짝 올려 숫불에 구워 낸 닭, 소고기의 담백함에서는 유목민족 요리가 이런 것이구나 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더불어, 광활한 영토에서 얻을 수 있었던 풍부한 물자를 누렸던 과거 오스만 투르크 제국의 영화를 지금에 와서 자랑이라도 하듯, 요리에 사용된 피망, 가지, 버섯 등 야채는 모두 신선하고 풍성했으며, 은근하게 구운 조리 방식으로 인해 재료 본연 맛 또한 잘 살아 있었습니다.



화려한 소스도, 강렬한 향신료도 없습니다. 사실, 프랑스, 중국 요리와 비교하면 약간 심심하게도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양념 통닭도 좋지만 사람의 손을 비교적 덜 탄 백숙의 자연스러운 맛 또한 즐기실 수 있는 분이라면 파샤를 찾아 보시는 것도 좋을 듯 하네요.



2. 점심세트! 또 점심세트! 점심세트!





일전의 '산토리니' 포스팅에서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댓글을 많이 보게 되어 약간은 죄송한 마음이 들더군요. 삼성동의 비싼 물가 중에서 회사 생활을 하다보니, 저도 물가감각이 많이 떨어 졌나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파샤는 정말 괜찮은 곳입니다. 케밥 1만5천원~1만8천, 잘 구성된 저녁코스 요리가 2인분에 5만원 선이란 것은 고려하지 않더라도, 점심 세트가 모두 9천9백 원 입니다. 점심세트는 메인디쉬와 스프, 셀러드로 구성 되어 있고, 오후 4시까지 맛보실 수 있습니다. 여기서 포인트는 토요일에도 제공된다는 점이죠!


추가로, 홈페이지에서 10% 할인쿠폰도 획득할 수 있습니다.(회원가입을 해야 하지만...) 점심세트메뉴와 중복 사용이 가능한지는 모르겠네요.



3. 깔끔하면서도 화려한 터키의 분위기가 하나 가득.








터키 레스토랑..하면 생각나는 이미지는 무엇일까요? 양파 끝 처럼 뾰족하게 둥근 모스크 모양의 복도 디자인, 밟을 수 있는 유일한 예술품이라고 불리는 중동의 양탄자, 그 위에 놓여 있는 푹신한 방석들과 쿠션들, 어디선가에서 들려오는 이국의 현악기 소리 그리고 물담배... 현악기 소리만 빼 놓고(물담배도 태울 수 있다고 하는데 확인은 안해봤습니다.) 파샤에는 터키 레스토랑하면 생각 나는 요소가 잘 갖추어져 있습니다. 물론 일반적인 연회석과, 터키식 하인들이 아닌 흰색과 검은색으로 단정하게 제복을 갖추어 입은 종업원들도 있으니, 부담없이 한번 방문해 보시길 바랍니다.



위치 : 서울 서초구 서초동 1317-31 세계빌딩 4층 / Tel : 02)593-8484


홈페이지 : http://www.pashakebab.com/



PS1. 파샤(Pasha)는 터키어로 '장관, 군사령관' 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PS2. 가끔씩 광고글이 아니냐는 댓글 다시는 분들이 있는데, 전 그렇게 능력 있는 사람이 아니라서...오해 말아 주시길 바랍니다.


메인디쉬는 3종류 먹었는데, 다 괜찮았다.

메뉴를 고를때 자리에 없었기 때문에 먹은게 뭐였는지 이름은 모른다. ;;

디저트는 티벳버섯(아는 사람만 아는..!!) 같은 거 하나랑, 쌀알이 담겨있고 느끼한 카라멜 토핑(?)같은 것이 위에 올라가있는 축축한 (절대 '촉촉'하지는 않았다) 느낌의 무엇을 먹었는데,

둘다 입맛에는 살짝 별로...

터키음식이라 특이한 것 외에, 어쩐지 느낌이 오사마 빈라덴(!) 인 사람들이 테이블 군데 군데 많이 있다.

강남역 9번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