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노마 플랫폼
2003년 3월 최초의 모바일용 CPU로 개발된 Pentium-M과 Intel 855 칩셋 그리고 Intel PRO/Wireless2100 무선랜 모듈을 통합한 센트리노를 통해 모바일 노트북의 표준과 독점을 선점해온 인텔이 2년여의 장고 끝에 새로운 플랫폼인 소노마를 선보인다. 유달리 센트리노 제품군이 높은 인기를 누렸던 한국과 일본에 제일 먼저 공개되는 소노마 플랫폼은 크게 FSB를 533MHz로 올린 도선 코어의 Pentium-M과 Alviso(Intel 915GM/PM Express)칩셋 그리고 「Intel PRO/Wireless 2915ABG」(개발 코드네임:Calexico2) 규격을 지원하는 3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사실 센트리노에서 소노마로의 이행은 불완전 탈피에 가깝다. 변화의 중심인 CPU는 새롭게 탑재되는 DDR2 램과의 대응을 위해 FSB를 한단계 올렸을 뿐 도선 코어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현재 인텔의 모바일 CPU 로드맵에서 CPU의 완전 교체가 이루어지는 시점은 도선 코어의 듀얼판인 요나(Napa 플랫폼)가 아닌 메롬(Merom)의 Santa Rosa 플랫폼이다) 하지만 그 의미를 평가절하 하기엔 이번 소노마를 통해 노트북이 겪게되는 변화의 폭은 앞선 기사에서 언급된 것처럼 넓고 깊다. 마치 인간의 신경-반응체계를 전면적으로 교체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소노마 플랫폼은 노트북의 인터페이스가 일시에 전환되는 것으로 항상 데스크탑에 밀려왔던 노트북의 성능을 한차원 높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구체적인 인테페이스의 변화 양상에 대해선 인텔의 소노마 플랫폼 정식 공개와 맞춰 게재될 기획 기사를 통해 다룰 것을 약속하고, 사용자들이 원했던 높은 그래픽 성능(10%)이 PCI EXPRESS 기반의 그래픽 모듈의 도입으로 충족될 수 있는가 만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고성능 그래픽 칩셋이 노트북에 왜 필요한가에 대한 논란을 떠나, 분명 엔터테인먼트의 영역에 게임이란 요소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그리고 우습게만 보았던 온라인 게임도 까다로워진 사용자들의 눈높이에 따라 높은 하드웨어 사양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과거 단순히 CPU의 성능만에 의존했던 온라인 게임들은 보다 현란한 그래픽으로 사용자들을 유혹한다. 때문에 데스크탑 시장에서의 그래픽 카드들은 3D 지원 성능에 따라 하이엔드 지향의 고급 사양, 적당한 3D 성능을 제공하는 미들 레인지(Middle Range), 벨류의 3가지 범주로 제품군을 나누고 있다. 하지만 노트북 그래픽 칩셋에 있어 제 아무리 고급 사양이라고 해도 현재의 미들 레인지 수준에 불과하고, 벨류에 속하는 통합형 그래픽 칩셋이 주류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사용자들의 그래픽 성능에 대한 불만이 높았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할 것은 그래픽 칩셋에 AGP 4X이 도입된 것도 먼 과거가 아니며, 저속 인터페이스와 그래픽 칩셋의 핀 호환성(Pin Compatability)과 관련된 메인 보드 설계상의 문제로 인해 고성능 그래픽 칩셋의 탑재가 현실적으로 어려웠고, 때문에 노트북 사용자들은 최고 사양의 그래픽 카드의 성능을 한세대가 지날 때까지 추체험(追體驗)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양대 그래픽 칩셋 제조사에서 내놓은 PCI EXPRESS 기반의 그래픽 모듈이다
현재까지 공개된 정보에 의하면 ATI는 M28이란 코드네임으로 데스크탑 시장에서의 16개 파이프라인을 지원하는 최상위 제품인 R423 코어의 X800 AXIOM 모듈을. NVIDIA도 NV41M이란 코드네임으로 12개 파이프 라인을 지원하는 GeForce 6800(NV40)의 MXM 모듈판을 계획하고 있다. 이 계획이 현실화된다면 적어도 가격적인 장벽을 벗어나 데스크탑과 대등한 수준의 그래픽 성능을 만끽할 수 있다. 또한 ATI의 All-in-Wonder와 같은 AV 기능이 한층 더 집약화됨으로써 한차원 높은 AV 지원을 받을 수도 있다. 한편 현재 데스크탑 시장에서 도입되고 있는 PCI EXPRESS 기반의 그래픽 카드의 실제 성능, P-ATA를 대체한 S-ATA 방식의 하드의 성능 개선이 기대했던 것 보다 낮다는 사실 등을 들며, 노트북에서도 역시 기대한 만큼의 성능 향상은 없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하지만 단속적으로 변화하는 데스크탑과 완전한 통일성을 추구하는 노트북을 수평적으로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고, 변화의 보폭이 초기에는 눈에 띄지 않겠지만, 그동안 발목을 잡아왔던 저속 인터페이스를 벗어나면서 일어날 시너지 효과는 더 커질 것은 분명하다.
Everyday Computing?
인텔이 소노마 플랫폼에서 약속한 5.5~6시간을 액면 그대로 믿을 수 있을까? 배터리 사용 시간이 길어진(22%) 노트북을 원하는 사용자들의 기대를 인텔은 얼마나 충족시킬 수 있을까?
이번 소노마 플랫폼에 탑재될 도선 코어의 Pentium M은 단순히 시스템 버스의 동작 주파수를 533MHz로 끌어올린 것 이외에 배터리 구동시 스피드스텝에 의해 낮아지는 하한선을 기존의 600MHz에서 800MHz로 올렸다. 때문에 21W에 머물던 소비전력은 6W 증가 27W로 상승한다. PC 카드 슬롯을 대체하는 ExpressCard의 저전력화, 칩셋의 전면적인 재배치로 인한 전력의 절약화, DDR2 채용으로 인해 아낄 수 있는 전력량은 기껏해야 수 W에 머물지만, CPU와 고성능 그래픽 모듈이 탑재될 경우 증가하게 될 TDP(Thermal Design Power:열 설계 소비 전력)는 10W선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센트리노 플랫폼에서 달성한 전력 소비 수준에서 오히려 후퇴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만약 고성능 그래픽 모듈이 데스크탑 대체 모델의 주력군으로만 자리잡고, 미들 레인지 이하 제품군들이 출시 직전까지 저전력화에 성공한다고 해도, 소노마의 전력 소모량은 센트리노 플랫폼 수준에 머물 것이다. 향후 인텔이 그들의 Microprocessor Lab에서 연구하고 있는 새로운 효율적인 전력 설계 아키텍쳐인 패롯(PARROT:Power AwaReness thRough selective dynamically Optimized Traces)의 연구 성과가 현실화되기 이전까지 2005년 현재 인텔은 자신의 영역에서 최선의 방어에 다했다고 볼 수 있다. 나머지는 새로운 배터리 기술(리튬 폴리머 내지는 아연-알카라인 방식의 셀) 및 인텔이 주창한 Battery Life Working Group의 규격에 준거한 3W이하의 액정 패널의 주류화, 그리고 OS 수준에서의 전원 관리 기능의 효율화 등의 서드 파티의 몫이며, 인텔이 제공하는 플랫폼 기술 이상의 독자적인 전력절약 노하우를 지닌 제조사들(마쯔시다, 소니 등)은 소노마 플래폼 이행기에도 우위에 설 것이다. 어쨌든 실제 사용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 8~10시간에 이르는 시점은 아직 요원하다고 볼 수 있다.
더 얇고 가볍게(38%)
인텔이 확언한 것처럼 소노마 플랫폼이 노트북의 경량화에 도움이 된다면 가장 큰 혜택을 받을 제품군은 14인치~15인치급 노트북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 혜택의 수준이란 것은 미미할 전망이다. 실질적으로 Pentium-4 라인을 쓰는 데스크탑 대체형 모델이 있어서는 450~900g의 이득을 얻을 수 있겠지만, 이는 기존의 센트리노 플랫폼에서 이미 달성한 수치이며 센트리노 플랫폼과 비교한다면 사용자가 느낄수 있는 무게의 변화는 무시해도 좋을 수준이다. 정작 문제는 칩셋과 기타 인터페이스가 고속화되면서 발생할 열을 배열기구의 증가 없이 어떻게 배출시킬 것인가에 대한 고민으로 모아질 것이다. 그리고 현재 2kg를 전후한 노트북들이 안정적으로 1kg대로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노트북에서 큰 무게를 차지하고 있는 디스플레이의 기술 발전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